아웃도어 커피 드립을 위한 수동 커피머신 레버프레소 V4

월간지 기자였을 때의 일이다. 회사 워크샵을 산속 수련원 비슷한 곳으로 갔는데 정말 외진 곳에 있어서 우리가 묵었던 숙소 말고는 주변에 시설이라 할만한 건 아무것도 찾아볼 수 없는 곳이었다. 이게 워크샵이란 미명하에 온 유배지가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주변에 있는 거라곤 안개 낀 봉우리와 담력 향상을 위한 출렁다리 정도. 2박 3일간 심심했던 일행들은 누가 시키지 않아도 출렁다리를 자진해서 넘어갔다 오거나 하기도 했다. 그만큼 할 게 없는 곳이었다. 창고까지 뒤졌는데 탁구공과 탁구대를 찾은 건 행운이었다. 라켓이 없어서 쟁반이나 책으로 쳐야 했지만 말이다.

다 같이 TV를 보거나 마시거나 하는 거 말곤 할 게 없었다. 당시 막내였던 나는 미리 기사도 쓰고 후일담을 위해 촬영도 하고 바빴는데, 선배 한 명은 이틀 내내 계속 머리가 아프다 괴로워했다. 저 정도면 내려가야 되는 거 아닌가? 약국이라도 다녀올까 했더니 차를 타고 15km를 나가야 한다고 해서 단념했다. 아무래도 유배지가 맞는 거 같았다. 어쨌든 아프다니 신경이 쓰였는데, 저녁에 보면 술은 잘 먹더라. '뭐지?' 싶었는데 알고 보니 어디가 아픈 게 아니었다.

다른 선배에게 물었다. "저 선배 어디 아프다 그러지 않았어요?", "아, 그거 그냥 커피 못 마셔서 그런 거야"

커피를 많이 마시는 편이라 생각하긴 했지만 그런 이유가 있었는 줄은 몰랐다. 그때부터였다. 식후에 한 잔씩 마시던 커피를 먹지 않게 된 게 말이다. 지금은 간간이 마사지만, 한동안은 그 선배의 모습이 잊히지 않아 엄두가 안 났다. 왜 이런 이야기를 하는가 하면, 레버프레소 V4를 써봤기 때문이다. 그때 이런 걸 갖고 있었더라면, 그 선배가 머리 아플 일은 없었을 텐데.

산 속에 있든, 캠핑장이든, 다른 미명 하에 유배지에 있든, 어디든 상관없이 아웃도어에서 쓰기 최적화 되어 있는 수동 커피머신 레버프레소 V4를 소개한다.

딱 있을 것만 있다는 느낌으로 포장되어 있다.

뜨거운 물로 써야 하며, 레버가 휘어질 정도로 힘을 주지 말자는 걸 처음부터 인식시키고 있다.

본체는 플라스틱인데, 금속에 준하는 내구성을 갖추고 UV 저항성이 있어 오래 써도 화학적 분해를 걱정하지 않아도 되는 슈퍼 플라스틱 소재를 썼다고 한다. 식품 용기로도 쓰인다고.

PC 환경이라면 이미지를 클릭해서, 모바일이라면 터치해서 크게 볼 수 있다.

보통 이런 제품들은 어떻게 쓰는지를 숙지한 다음 설명서를 잃어버리거나 하는 경우가 종종 있는데, 쓰는 법을 안 뒤에도 잘 보관해두는 것이 좋다. AS라도 받으려고 하면, 정식 명칭을 알고 있는 게 확실히 편하기 때문이다. 혹시나 그런 이유로 포스팅에 다다를 사람도 있지 않을까 싶어 구성품을 확인할 수 있도록 사진을 찍어봤다.

커피를 내린 뒤에 세척 방법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그림으로 표현했다. 쓰기 전에 우선 세척부터 했다.

필터 바스켓에 새겨진 영문이 밑으로 오게끔 연결해 주면 된다. 레버와 연결된 본체 부분은 280도의 내열 온도를 가지고 있으니, 열탕에 1분 정도 소독을 해주면 된다.

집에서 커피를 내릴까 했지만, 명색이 아웃도어 커피 드립을 위한 수동 커피머신이라 소개했는데 그럴 수는 없어서 레버프레소 V4를 들고 한강으로 나왔다. 커피를 좋아하는 어머니를 모시고 말이다.

비가 조금 내렸지만 그래서 커피가 더 맛있을 것 같은 분위기.

포타필터와 컵은 홈에 맞춰 끼워 돌려 고정할 수 있게끔 되어 있다.

간단하게 요약하자면 필터 바스켓에 원두 가루를 담고 탬퍼로 누른 다음 결합. 레버를 내린 상태에서 끓인 물을 위로 최대한 넣고 레버를 위로 올린 다음, 다시 한번 물을 최대로 넣어주고 레버를 천천히 움직여 에스프레소를 추출해 주면 된다는 거다.

준비물은 갖췄다.

분쇄 원두를 담고 탬퍼로 눌러주면 된다. 사진을 찍고 보니 좀 모자란 거 같아서 더 채워 넣었다.

김이 솔솔 나는 뜨거운 물을

넘치지 않게 한 번 넣고, 레버를 올린 다음 한 번 더 넣으면 된다.

레버를 움직여 추출한다.

에스프레소 완성.

아이스 아메리카노로 만드는 과정은 영상으로 담아봤다.

맛을 보니 '내가 한 게 맞나?' 싶었다. 깔끔하니 괜찮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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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잡해 보이는 내용은 후술하려고 뒤로 좀 미루어 뒀는데, 휴대용으로 쓸 수 있는 아웃도어 수동 커피머신이라는 것만이 장점은 아니다. 맛에도 신경을 쓴 부분들이 보이는데, 커피에 대해 잘은 모르지만 압력에 따라 맛이 달라진다는 이야기는 들어봤다. 그리고 물을 넣는 타이밍에 따라서도 조금 달라진다고 하는데, 레버와 가압 필터 때문에 일정한 속도로 내릴 수 있다.

조금 더 다양하게 즐기고 싶다면 별도로 구매할 수 있는 호환 액세서리에 관심을 가져봐도 좋겠다.

선배 기자가 떠오르긴 했지만 아웃도어 커피 드립을 위한 수동 커피머신 레버프레소 V4는 어머니가 자주 쓰실 것 같다. 쉬는 날이면 산을 찾는 분이시니까, 아마 유용하게 쓰시지 않을까 싶다.

고등학생 때는 게임 웹진 기자, 제대하고는 게임 월간지 기자. 종대사를 거쳐 이제는 15년차 블로거, IT 인플루언서네요. 의뢰 문의는 메일로 부탁드립니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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